10월 첫 소소함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진의 소소함(函) 안녕, 친애하는 지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드리는 안부. 발이 숯이 되더라도 재밌어 보이면 해보기 흔히 급한 일이 코앞까지 다가오면 발등에 불똥 떨어졌다고 표현하는데 저는 발을 숯으로 만들어 버리는 편인 것 같습니다. 일이 잔뜩 몰아치는 와중에도 재밌어 보이는 것이 생기면 방앗간을 기웃거리는 참새보다 더 빠르게 마음을 뺏겨버립니다. 사실 뉴스레터는 업무 중 하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실현될지 불투명해진 마당에 이 서비스에 폭 빠져서는 내 이야기를 담은 레터를 지인들과 나눌 기회가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이 '현진의 소소함(函)'입니다. 온갖 뉴스레터를 구독해 정독하면서 한 번 정도는 내가 만든 레터를 누군가 읽는 순간을 상상해왔는데 그것이 이렇게 빠르고 단숨에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다 제쳐두고 발을 활활 태워 가며 순수하게 저의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유용한 내용, 감상할 내용,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블로그에 올리던 주간 일기의 월간 버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헛소리라고 지칭하는 것들은 정말 제 일상 속에서 느끼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렇기에 애정이 담겨있고, 그렇기에 사랑해 마지않는 말들입니다. 헛소리를 사랑한다니 그것 정말 헛소리로구나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어쩌겠어요. 그게 이 수상한 제작자의 마음입니다. 10월의 마무리 친애하는 지인들은 어떤 10월을 보내셨을지요. 저의 10월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일정들의 향연이었습니다. 특히 10월 셋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이 사람은 몰아치는 폭풍을 뒤집어진 우산으로 마주한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일, 중간고사, 과제, 개인적인 기고 글, 매일 하는 인증 프로젝트, 거기에 취미 생활까지. 마치 한 달 같은 2주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그 속에서 밸런스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달 정도 밸런스 깨지면 또 어떠냐는 제법 알량한 마음과 #가보자고 정신으로 무장한 채 숨 가쁘게 몰아쉰 듯합니다. 이실직고하자면 스스로 불러온 재앙도 분명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질러 놓고 바빴다고 생색내기가 주특기인 편이죠. 그나저나 4분기를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바쁘다니. 남은 한 해는 얼마나 바쁠지 무서우면서도 이상하게 설렘이 있습니다. 꽉 차 있는 하루가 주는 긴장감이 즐겁게 다가오는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지금이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무얼 하던 저에게 재밌는 일들만 찾아내고 그 재미를 톡톡히 경험하는 중입니다. 아주 소중한 순간들이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만끽하고 있습니다. 정신없는 일상과 새로운 일들로 이렇게 10월을 보냈습니다. 31일 일요일, 주말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11월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이어리 저는 다이어리를 좋아합니다.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커버가 시야 한 편에 꼭 놓여 있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지금은 월간 다이어리와 매일의 할 일을 정리하는 작은 수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상을 도와주는, 저에게는 아주 친밀한 친구들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며 각종 신기술(?)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라 그런가 오히려 이 손글씨에 자꾸만 기대게 됩니다. 어느새 새로운 다이어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이 왔습니다. 매년 11월쯤 구매하던 내년의 다이어리를 부지런 좀 떨어볼까 하여 일찍 알아보았는데요. 올해 쓰던 월간 다이어리가 너무 맘에 들어 같은 판매처에 비슷한 상품을 구매해보았지만, 아뿔싸 직접 받아보니 영 달라 결국 환불을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쓸까 했다가도 제 열두 달이 가득 담길 공간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고집이 불쑥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답지 않게 부지런 떨었더니... 그냥 돈 두 번 쓰게 될 고집쟁이가 돼버렸습니다. 사실 지금 쓰는 다이어리도 작은 수첩도 매대에서 40~50분을 서성거리며 고른 문구들입니다. 그때 정말 과장 안 보태고 대학교 입시 원서 쓸 때보다 신중하게 따져가며 골랐습니다. 웃기죠, 인생을 바꾸게 되는 순간에도 즉흥적으로 사는 사람이 생각 외의 사소한 부분에선 집착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라 이런 고집이 생겨버린 걸까요. 조만간 직접 발품을 팔러 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러다 지금 쓰는 다이어리를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꽉꽉 채워 쓰고 정말 2022년이 되고 나서야 새 다이어리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현진의 추천 현진의 추천이라니. 수상한 애가 이상한 거 추천하면 어떡하지? 종류와 상관없이 아무거나 함께하고 싶은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을 추천할지는 현진 마음입니다. 누가 알겠어요. ![]() 다들 아시겠지만, CL의 첫 정규 앨범 'ALPHA'가 10월 20일에 공개되었습니다. 2ne1의 향수와 애정으로 무심코 들었던 노래에 마음을 홀딱 뺏겨버렸습니다. 수록곡 중 'Tie a Cherry', 'Lover Like Me', 'Let It'은 한 3일 내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Let It'은 2ne1 멤버들이 모두 모여 노래한 버전이 일부 공개돼 동년배들 마음에 불을 질러버렸는데요. 너무 기대 중입니다. 공개되지 않더라도 2ne1이 여전하다는 마음에 그대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 이 사람, 손이 제법 큽니다. 크로와상 생지 4kg 사건에 이어 맛이 궁금하다고 초콜릿을 1.5kg를 주문해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입맛에 맞지 않았다면 어쩌려고 그랬는지 좀 아찔해집니다. 하여튼 그래서 추천합니다. 부샤드 밀크초콜렛 카라멜 앤 씨솔트. 이름이 꽤 긴데 맛은 아주 미친 녀석입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달면서 소금이 조금씩 씹히는게 생각만 해도 군침 돌게 만드는 맛입니다. 한 개 먹고 나면 주변에 봉지가 네 다섯 개는 널브러져 있습니다. 마약임. 현진의 막간 헛소리 사실 이런 종류의 헛소리는 쓸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제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 보내는 것이 이 레터의 핵심이었습니다. 일상 뿐인 이야기임에도 뉴스레터라는 서비스를 제대로 느껴보고자 지인들에게 홍보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오해가 쌓여 이렇게.... 하찮은 헛소리로 가득한 레터에 어이없게도 일말의 정신 머리가 첨가되었습니다. 보고 있니 나의 친애하는 지인아. 덕분에 이렇게 됐다, 얘. 일상만 즐기실 분들은 가볍게 넘어가시면 되겠습니다. * 기사 제목을 누르면 해당 기사로 연결됩니다. 네이버, ‘님’이라고 부르기만 하면 수평적인가 깊은 물 무서워 했는데, 정운이는 왜 바닷속으로 들어갔는가 인간답게 일할 권리는 어디로 갔는지,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어디로 갔는지. 올해 4월, 1991년 ILO 가입 후 30년 만에 핵심협약 7개를 비준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는 일본은 6개를 비준했고, 미국은 2개를 비준했으니 선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위의 기사들이 그 선방의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권리와 목숨은 지워지고 사람이 노동력으로만 치환된다는 건 자꾸 발생하는 사망 사고가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그 취약함은 곧 노동 현장에서 인권 유린으로 나타나고, 현장으로 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히 학업이 아닌 다른 꿈을 현장 가까이에서 꿀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학생이 특성화고를 선택했을 텐데 정작 정부에서 특성화고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가닥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산재가 발생할 때마다 매번 산재는 왜 변하지 않는지 이야기하는 기사들이 나오지만 결국 또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건 아닐지, 이번 고(故) 홍정운군의 사건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건 아닐지 걱정되며 서글픈 마음입니다. 언제부터 '인간답게' 일할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인간과 안전을 담보로 '일할 권리'가 되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노동 의식은 급변하는 노동 구조를 따라잡을 수 없고, 이를 보호해야 하는 법과 정책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안타까움과 근로자로서의 답답함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기사 자체는 방역을 기준으로 현 정부 신뢰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현 정부에 방역 만큼은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들에 비해 신뢰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저는 기사 속에 등장하는 각 균열에 집중이 됩니다. 방역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것들이 무시되거나 잠시 뒤로 미뤄진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습니다. 개인의 사생활, 취업과 실업, 양육과 교육 그 무엇 하나 열등한 것 없는 것들임에도 미뤄둬 발생한 일종의 대가가 밀려오고 있음을 기사에 실린 통계가 이야기해줍니다. QR코드로 인식하면 백신 접종 후 2주가 경과 됐다는 소리가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게 전체에 우렁차게 울리고, 건강의 이유로 백신 접종 늦출 수 밖에 없던 친구는 백신 패스 이야기에 울분을 토했으며, 코로나 전담 병원에 이어 접종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는 주 6일을 일하며 쉬고 싶어도 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을 농담이랍시고 한 적이 있습니다. 새언니는 본인이 전업으로 가사 노동을 해왔음에도 느끼는 늘어난 양육과 가사 노동의 양을 이야기했습니다. 지친 시민들을 위한 위드 코로나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꼭 논의되어야 할 것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일 것입니다. 다음 대선이 기대되는 이유도, 내년이 궁금한 이유도 아마 이 포스트 코로나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이 사람의 소소함, 어떠셨나요? 헛소리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어수선하고 어설픈 태도로 당신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현진 드림 - |
현진의 일상과 생각이 담긴 레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