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소함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진의 소소함(函) 안녕, 친애하는 지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드리는 안부. 11월의 마무리 친애하는 지인들은 어떤 11월을 보내셨을지요. 이 사람은 10월에 첫 소소함을 발행한 뒤에도, 변함없이 일상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더 바빠져 버렸습니다. 이러다간 눈 뜨고 코 베이는 수준으로 새해를 맞이할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새해까지 한 달이 남았습니다. 지난달 이리저리 구하러 다니던 다이어리도 드디어 마음에 드는 것들로 구해 놨습니다. 굵직한 새해 목표도 고민 중에 있습니다. 이상한 목표들인 것 같아 이게 목표가 맞나 싶기도 하지만 내가 목표라고 하면 그게 목표지, 뻔뻔해져 보려 합니다. 지난달엔 일상 속 균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가도 좀 깨지면 어떠냐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연장선으로 이번 달은 가보자고 정신과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보내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체감한 달인 것 같습니다. 아주 조금 슬프긴 했지만 잘 털어냈습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니 제 선이 한 번 더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이 선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확장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욱 늘려나가고 경험하는 것만이 답이겠구나 싶습니다. 예상한 일들만 벌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가끔은 제 의지도 갑자기 저 멀리 도망갈 때가 있던데 하물며 무서움으로 가득 찬 세상이 제 마음대로 움직여 줄 리가 없습니다. 그럴 땐 그냥 '얼추 괜찮아졌어.' 해보면 진짜 괜찮아지더라고요. 워낙 뒤탈 없이 사는 사람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그저 친애하는 지인 여러분도 답답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있다면 한 번 정도는 사용해보시라고 제 방법을 알려드려 봅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눈이 오기도 했습니다. 이제 정말 겨울이, 연말이 옷장으로 찾아왔습니다. 다들 건강에 유의하며, 따뜻하고 온전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 ![]() 애정이 깃든 구석 제 방에는 저의 애정이, 타인의 애정이 깃든 구석들이 있습니다. 한동안 영화에 푹 빠져 지낼 때 취미가 영화 포스터와 티켓을 수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본 영화들은 포스터와 티켓을 파일 첩에 보관하는데요. 그때는 정말 눈에 보이는 포스터면 다 집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집어온 그렇게 수집한 영화 포스터들로 제 방의 한 벽을 꽉 꾸미곤 했습니다. 좋았던 영화의 포스터들이 가득하지만 사실 예뻐서 구비한 포스터도 있습니다. 그렇게 어떻게 하면 좀 더 마음에 들면서도 깔끔하게 보일지 고민하며 테트리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물론 지금은 꽉 채웠던 벽을 한 차례 정리하여 덜어내어 약간은 휑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 역시 여전히 제 손길이 닿은,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공간입니다. 다른 한 켠은 저를 생각하고 헤아려준 그 마음들이 깃든 구석입니다. 제주도를 간 지인들이 선물해준 풍경에 맛있는 거나 더 먹고 오지 별걸 다 사 온다는 말부터 나왔지만, 역시 입 따로 마음 따로 노는 사람이라 그런지 손은 누구보다 열심히 소중하고 조심스럽게 포장을 풀었던 것 같습니다. 어쩜 저렇게 제 맘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색상의 풍경을 선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전에 일할 때 받은 드림캐처입니다. 평소 꿈을 꾸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드림캐처는 장식용으로라도 둘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불쑥 건네준 작은 드림캐쳐를 매만지다 보니 괜스레 편안함을 얻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마음 담긴 물건들을 받는다는 건 정말 소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를 생각해줬다는 그 마음이 고맙고, 그 다정함에 마음이 축축해지곤 합니다. 친애하는 지인들의 방에는 어떤 애정이 깃들어 있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수능 수능이 지나갔습니다. 친애하는 지인들은 수능의 순간이 기억나시나요? 제가 기억하는 수능은 12년의 집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지나간 행사였습니다. 시험 치고 나오니 모든 게 리셋 되었습니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지식이 리셋되기도 한 것 같긴 합니다. 지금의 지식 상태는... 굳이 생각해보지 않겠습니다. 수능 당일과 이후로 돌아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차가 막힐까 아주 일찍 조용하게 집을 나와 수능 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던 제가 기억나고, 수능을 끝내고 나오던 순간 가족의 얼굴을 보자 울며 지나가던 친구가 생각나고, 채점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렸던 제가 기억납니다. 그러다 결국 원서 작성을 위해 천천히 채점한 수능 가 채점표를 붙잡고 학교 화장실에서 훌쩍이던 것도 기억납니다. 고3 시절로 되돌아가라 하면 전 두 번은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고 거절할 것입니다. 저에게 고3 시절은 친구들과의 추억이나 학창 시절로도 미화되지 않는, 그저 참고 참았던 시절이라 그런지 '너 만약 고3으로 다시..'라는 말을 들으면 기겁을 하곤 합니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지만, 그게 그렇다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다행히 수능 날은 춥지 않을 거라던 어느 기사를 읽고 어느덧 먼 이야기가 되어버린 수능에 갑자기 감겨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현진의 추천 현진의 추천이라니. 수상한 애가 이상한 거 추천하면 어떡하지? 종류와 상관없이 아무거나 함께하고 싶은 것을 추천합니다. 꺽쇄 안의 제목을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됩니다. ![]() 유튜브 플리 여행 중 우연히 만나 꼬박 챙겨 듣는 노래입니다. '감성'에 좀 젖어보고 싶은 순간이나 재택 근무하는 날 아침에 방 가득 울리게 종종 틀어놓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노래를 듣고 있자면 괜히 일할 맛도, 기분도 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노래 끝나면 없어집니다. ![]() 저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 같은건 별로 없지만, 캐롤들은 정말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크리스마스가 오길 기다리는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머라이어 캐리가 작년 12월에 크리스마스 위해 낸 'Oh, Santa!'. 오 산타를 시작으로 믿고드는 캐롤 요정의 캐롤 노래들을 들으며 괜히 마음을 띄워봅니다. ![]() 국립중앙도서관이 발표한 '10월의 사서추천도서(링크)' 중 하나입니다. 미등록 이주아동들과 현장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모음집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 숨 쉬고 일상을 유지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지만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미등록 이주아동인데요. 부끄럽게도 저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실체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쿡쿡 쑤시고 슬퍼져 추천 목록에 올릴까 말까 고민했지만, 선택은 친애하는 지인님들의 주관이니 일단 추천합니다. 인터뷰 모음집이라 금방, 술술 읽힙니다. 현진의 막간 헛소리 이번에도 찾아온 약간의 정신머리.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 * 제목을 누르면 해당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결국 2021년 11월 10일까지였던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 청원 심사 기한을 2024년 5월 29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가들은 11월 10일을 맞춰 한 달 동안 72만 보가 넘는 걸음을 걸었습니다. 그 72만 보에 대한 대답은 43초 만에 결정된 '미루기'였다니. 기사로 접한 저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현장의 활동가들은 얼마나 허탈했을까요. 차별금지법 제정이 14년이나, 14년이 넘도록 끌어올 이야기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14년 동안 한결같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신물이 날 지경입니다. 14년간 사회적 합의가 단 일 보도 나아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오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후퇴에 대한 책임을 과연 누가 질 것인지. 적어도 자기들은 아닐 거라고,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조차도 오만하게 느껴집니다. ![]() 이 사람의 소소함, 어떠셨나요? 헛소리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어수선하고 어설픈 태도로 당신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즐거운 날들 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현진 드림 - p.s. 발송 시간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천천히 시도해보겠습니다. |
현진의 일상과 생각이 담긴 레터입니다.